소비에서 관계로 만남과 나눔이 살아 있는 공정여행

DSC02337.jpg "신혼여행 많이 가는 몰디브 섬♪"     
  한국 대중가요 노래 가사의 일부분이다. 대중가요의 가사로 쓰일 만큼 몰디브 섬은 모든 신혼부부의 허니문 로망 장소이다. 이혜영 선생님의 강연은 몰디브 섬의 황홀한 사진으로부터 시작된다. 그곳에 있으면 이 지긋지긋한 일상에서 벗어나 꿈같이 달콤한 휴식을 취하고 올 수 있을 것만 같은 기분이 드는 것이 사실이다. 하지만 우리들은 단 한번이라도 그 섬에서 그 많은 관광객을 위해 일하고 있는 사람들에 대해 생각해본 적이 있을까? 아니면 그 섬의 시작에 섬에 살고 있던 사람들에 대한 생각이라도? 아마도 대부분의 사람들이 그 일에 대해서는 생각해본 적이 없을 것이다. 몰디브 섬은 무인도가 아니었다. 그 섬이 관광지로 개발이 되면 많은 득을 얻을 수 있을거란 독재정치의 강제적 유혹에 끌려 그들은 자신들의 터전과 삶과 인생을 빼앗겼다. 그들은 더 이상 그곳에서 어업을 하지 못하고, 관광객들로 인해 폭등해버린 물가에 정상적인 생활이 어렵다.

  관광을 통해 우리들은 휴식과 행복을 얻고 돌아온다. 하지만 여행한 곳의 행복에는 관심이 없다. '잠시 머무르는 곳의 행복따위가 나의 행복과 무슨 상관인가? 더군다나 나는 정당하게 돈을 지불하고 즐기는 것이다.' 라는 생각으로 인식하지 못하는 이기적인 행복을 즐기고 있는 것이다. 몰디브의 섬의 이야기에 약간의 충격을 받았다면 그 후로 이어지는 이야기들은 머리가 띵하고 울릴 정도로 강력한 무언가를 남긴다. 네팔의 포터들의 이야기. 관광객 세 사람의 짐을 지고 있는 포터의 사진은 가히 충격적이라 말할 수 있다. 그렇게 짐을 지고 올라가면 그 짐 속에서 파라솔과 가스를 꺼내 정상에서 유흥을 즐기는 관광객들의 이야기를 들으며 '그들이 지고 올라간 것이 단순히 관광객들의 짐일까?' 하는 생각을 해보았다. 그들이 지고 올라간 것은 단순한 짐이 아닐 것이다. 그들의 인생의 고단의 무게이고, 그들을 그렇게 만드는 사회의 부조리의 악이다. 이렇게 말하고 있는 필자는 무척 도덕적이고, 공정한 것만을 하고 있는가? 그것이 아니라 강연을 듣는 내내 부끄러웠다. 지난 겨울에도 비싼 돈으로 뉴욕 여행을 하고 왔고, 몇 년전에는 필리핀에 여행을 가서 스노쿨링을 즐기는 등 온갖 호화스런 여행을 해왔다. 한번도 그런 여행이 미성숙한 여행이라 생각해본 적이 없었기에 더 많은 생각을 하게 만드는 강연이었다.

DSC02331.jpg  구경하고 떠나는 '소비'가 아니라 만남과 나눔이 살아있는 '관계'의 여행이 공정여행이라고 한다. 이 문장을 보며 '늘 편안한 여행만을 즐겨온 내가 어떻게 갑자기 공정여행을 할 수 있겠어? 난 그렇게 큰 일을 하기엔 아직 좀 부족하니까 공정여행은 내게 어려워' 라고 생각했다. 하지만 이 후로 이어지는 '이매진피스'의 활동내용을 들으며 '공정한 여행'이 절대로 '큰 희생이 필요한 여행'이 아님을 알 수 있었다. 그들은 정치가나 사업가가 아니다. 그래서 '공정여행'이라는 말에 연연하며 큰일을 일구려고 노력하지 않는다. 그렇다고 해서 그들이 사소한 장난을 친다는 얘기도 아니다. 다만 그들은 그들이 할 수 있는 모든 것을 하고 있다. 작은 도서관을 만들어주고 현지인들이 관광사업에 참여할 수 있도록 도와주는 등 그들의 최선을 보여준다. 불현듯 이혜영 선생님이 이전에 집필하신 연속간행물인 '작은 것이 아름답다'라는 말이 생각났다. 나는 내가 할 수 있는 작은 공정여행을 실천할 수 있으리란 생각을 해보게 되었다. 또한 나 하나의 작은 변화가 언젠가는 우리의 한국사회를 그리고 나아가 전세계를 변화시킬 수 있을거란 희망도 가져본다. 그리고 강연의 마지막 부분의 이야기처럼 공정한 여행은 공정한 일상으로 이어질 수 있어야할 것이다.


정리 : 박선아(서울여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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